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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의 비결은 고전 읽기

[최보기의 책보기]
 
'고전, 어떻게 읽을까?'··· 노벨상 수상의 비결은 고전 읽기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고전, 어떻게 읽을까?>  김경집 지음ㅣ학교도서관저널ㅣ380쪽
 
  
‘시카고 플랜’이라고도 하고 ‘더 그레이트 북 프로그램(The great book program)’이라고도 한다. 1890년 미국의 석유재벌 록펠러가 중북부 시카고에 시카고 대학을 설립한 이후 1929년까지 이 학교는 그저 그런 학교였다. 고작 서른의 나이에 총장이 된 로버트 허친스는 작심하고 시카고 플랜을 시작했다. 재학 동안 인문고전 100권을 ‘제대로’ 읽지 않으면 졸업을 시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교수나 학생들의 저항이 컸지만 허친스 총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 2000년까지 이 학교는 모두 6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명문 중의 명문으로 자리 잡았다.
 
‘25년은 배우고, 25년은 가르치고, 나머지는 강연과 저작으로 살겠다’ 했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 현재 대학에서 은퇴해 강연과 저작에 몰두하는 인문학자 김경집이 펴낸 <고전, 어떻게 읽을까?>는 이 시카고 플랜부터 서두에서 언급한다. 책을 펴낸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래서 읽을 대상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했다. 그들이 읽으면 좋을 동서양의 고전 29권을 엄선해 ‘어떻게 읽을 까?’를 안내했다. <엄마 인문학>으로 ‘엄마들의 교육, 사회 혁명’을 주창해왔던 저자의 시선이 미래 동량인 청소년들에게로 향한 것이다. 10년, 20년 후에는 우리도 노벨상 수상자들이 줄줄이 나올 것을 기대하면서. 이 책에도 포함된 E.H 카의 명저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부단한 대화’라고 정의했다. 그것은 고전도 마찬가지다. 천년의 고전을 21세기에 호출해 현재의 상황에서 재해석 해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 고전을 읽어야 할 필요이자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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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그냥 좋은 책들을 읽으면 되지 남이 읽기를 안내하는 글을 읽는 건 시간낭비 아니냐’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런 독서 길잡이 책이나 서평 모음집이 실속 있는 독서에 여러모로 도움을 준다. 첫째, 특정한 책이 갖는 메시지를 핵심적으로 제시하는 글을 읽는 순간 그 책에 대한 독서욕구가 높아진다. 얼토당토않은 소설에 불과할 것이라며 은근히 무시했던 <삼국유사>가 실은 ‘스토리텔링의 보고’라는 저자의 안내에 필자 역시 <삼국유사>를 다시 꺼내 들었고, 스님이었던 저자 일연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 둘째, 특정한 책을 어떤 관점과 시각에서 읽으면 좋을 지 현자로부터 미리 안내를 받고서 읽기에 이해도가 높아진다. 셋째,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독서의 집중력 또한 높아진다. 넷째, 이렇게 책을 읽고 나면 그 책에 대한 독자적인 정리가 쉽고, 장기기억으로 저장됨으로써 세상물정을 넓고 깊게 인식하는 자양분이 확실하게 된다.
 
저자가 엄선한 고전들은 저 유명한 세익스피어 <햄릿>, 애덤 스미스 <국부론>, 공자 <논어>, 일연 <삼국유사>,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제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최인훈 <광장>, 루소 <에밀> 등이다. 명색이 불멸의 인문고전이라면 대부분 서양의 고전 일색일 줄 예단했던 필자로서는 <춘향전>까지 우리 고전이 6권이나 포함된 것을 보고 ‘역시 학자는 다르다’는 고백을 아니할 수가 없다. 사실 홍길동, 전우치, 춘향전의 이몽룡을 합하면 서양의 식자들이 광분(?)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와 모험과 복수의 맥락이 유사하지 않은가 말이다.
 
“내 글이 책으로 세상에 나오도록 도움을 준 이은진 편집자에게 각별히 고마움을 느낀다. 좋은 책은 저자와 편집자의 멋진 협력의 산물이다. 허물의 큰 몫은 나의 것이고 공의 큰 몫은 그의 몫이다”는, 이리 따듯한 저자 서문을 지금껏 본 적이 드물다. 이런 심성을 가진 저자의 고전 안내서라면 자라나는 청소년 자녀들에게 한 권 선물해줘도 나쁘지 않겠다. 물론, 청소년 아닌 누구든 읽으면 도움될 책이지만. 차제에 전경련(FKI)이여, 대한민국 대학생들에게 ‘시카고 플랜’을 야심차게 도입해보자는 필자의 제안을 받아달라. 10년, 20년 후엔 우리나라에서도 노벨상 수상자들이 LPGA 챔피언들처럼 쏟아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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