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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도서관은 어떤 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되어야 할까?

다문화도서관은 어떤 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되어야 할까?




국제도서관연맹(IFLA)과 유네스코는 다문화도서관이 이용자 모두의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운영되도록 유용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IFLA/유네스코 다문화도서관 선언」은 사서로서 어떤 관점으로 도서관을 꾸려가야 할지 전체적으로 바라보도록 해준다.


다문화도서관 선언에서는 먼저 ‘문화 다양성’, ‘다문화주의’의 의미를 언급한다. 한 사회 안에 서로 다른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하고 상호작용을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문화’는 사회 구성원들의 고유한 지성, 감성, 물질적인 특성을 설명하는 말로 보면 된다. 예술과 문학뿐만 아니라 생활 방식, 서로가 관계를 맺으며 공존하는 방법, 가치 체계, 전통적인 신념까지 아우르는 말이기도 하다. 문화 다양성과 다문화주의가 존중받는다는 것은 지역 커뮤니티, 넓게는 지구촌 사회에서도 우리가 공동체를 이뤄나가는 힘이 되어준다.


선언문은 다양한 언어, 다양한 문화를 인류 모두가 소중히 지켜야 하는 유산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도서관이다. 모든 사람은 지식과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평등하게 누려야 하므로 도서관은 이용자들과 지역 커뮤니티를 어떠한 이유에서도 차별해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언어, 다른 문화를 향유해 온 사람들이 이용자로 찾아오면 적절한 언어나 문자로 소장 자료, 도서관 서비스를 어려움 없이 이용하도록 안내할 의무가 있다.


선언에 따르면 도서관에서는 직원을 채용할 때에도 지역 사회의 다양한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 특히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직원과 관련된 내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도서관 직원은 이용자와 소장 자료들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 지역의 다양한 공동체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때로는 공동체와 협력하며 함께 일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이용자가 모국어를 사용할 때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언어, 감성,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적인 말이나 행동을 하면 안 된다. 서로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이용자들이 도서관 서비스에 함께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지원하는 일도 중요한 업무이다. 다문화도서관 사서로서 이용자와 함께 즐거운 도서관을 만들어 가려면 꾸준한 교육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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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특히 다문화도서관에서 눈여겨볼 만한 또 다른 자료로 국제이주기구(IOM)에서 펴낸 『이주 용어 사전』을 들 수 있다. 다문화주의, 차별, 이주자(이주민) 등에 관해 가장 미래 지향적으로 정의된 자료라고 생각한다.


요약해보면 먼저 이주민이 어떤 억압적인 요소 없이 스스로 원해서 이주를 선택했든, 어쩔 수 없이 이주를 선택했든, 이주의 목적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가려는 데에 있다는 것이다. 이 내용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한 번쯤 이주민이었던 적이 있었고, 잠재적인 이주민이기도 하다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다.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이는 ‘이주민’이라는 개념은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한국으로 온 국제이주민에 한정되어 있지만 시선을 조금만 넓혀 보면 우리나라를 떠난 적이 없는 사람도, 우리나라로 떠나온 사람도 모두 동등한 눈높이에서 함께 공동체를 이뤄 나가고 있는 구성원인 셈이다.


또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다문화주의에 관해서는 “문화적 다양성이 주는 유익한 점들을 인식하고, 관리하며, 극대화하는 통합적인 접근”이며, “이주민들이 자신들의 국가 정체성에 대한 어떠한 위협 없이, 그들의 언어와 문화, 사회적 행동들을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채로 간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에서 ‘다문화’라는 수식어는 사회적으로 보살핌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로 한정해 쓰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넓게 보면 ‘다문화’라는 개념이야말로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가치인 것이다.


‘차별’에 관한 정의도 의미 있다. “선호하는 사람과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을 구분할 타당한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는 행위”라고 말한다. 유엔에서 발간한 「이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인권에 관한 실용 가이드라인」의 설명도 우리가 미처 생각 못 한 부분을 발견하게 해준다. 자료에 따르면 “차별은 인종, 피부색, 혈통, 민족, 성, 연령, 젠더, 장애 여부, 종교 또는 신념, 국적, 이주 여부 등을 이유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또는 다른 영역을 비롯한 어떠한 공적 영역에서 구별되거나 배제되고, 혹은 특별히 선호하는 집단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불합리한 이유로 불이익을 주고, 제외하는 것 또한 차별이지만 ‘유리하게 만드는 것’ 또한 차별인 것이다.


다문화 관련 용어는 아직 정의를 명확하게 내리고 자주 쓰기에는 조심스러운 말들이 많다. 각 기관들이 사용하는 말이 다르고, 정의하고 있는 범주가 달라서 혼란스러울 때도 있을 것이다. 이 자료들을 통해 무심코 썼던 말들도 다시 한번 되돌아보며 언어에 관한 감수성을 더 넓고 깊게 다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2019년, 『제2차 이주 인권 가이드라인』을 수립하여 권고하고 있다. ‘인종 차별을 금지하고 이주민이 평등하게 존중받을 권리’, ‘이주민이 공정하고 우호적인 조건에서 노동할 권리’를 보장하자는 내용을 비롯해 ‘이주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이주정책에 젠더에 대한 관점 반영하기’ 등 10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최근 우리 사회의 이주민 관련 정보와 이주 인권 양상도 함께 수록되어 있으니 도서관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참고하면 유용할 것이다.


도서관 다문화서비스에 있어서는 나 또한 아직 배우고 익혀야 할 일들이 많은 걸음마 단계이다. 답이 무엇인지, 우리 사회가 어디로 향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일을 하고,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우리가 마주한 다문화 사회를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보면서 평등하고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보았으면 좋겠다.


- 『즐거운 다문화도서관』 부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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